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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테마글

[경북-영주]오랜 전통과 옛 향수가 그대로 살아있는 고장.. 영주

by 산수유. 2008. 9. 22.
여행지
경북 영주 일원
여행기간
2008. 9. 21
비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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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스토리

여름과 가을이 함께 공존 하는 9월.. 여름은 떠나기 싫은 듯 한낮의 기온을 높이며 머물고 있지만, 9월로 접어 들면 마음은 벌써 가을 속으로 들어 와 있다. 올 가을에는 '떠나는 이도 아름답다'는 부석사를 반드시(해마다 가을이면 그리운 곳이였기에...) 다녀오리라 생각하고 은행잎이 물들기를 기다렸는데, 우연히 영주 여행 계획이 잡혔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짐을 챙기는 순간부터 설레이는 맘을 꼭꼭 붙들어 매고, 하루일과를 마치고는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길은 풍경을 새기고 그 길 위에 사람은 추억을 새긴다'고 했던가 어둠이 내리고 있는 도로는 내리는 비로인해 운치를 더했고, 아는 이 없지만 가을이면 마음 설레게 했던 그 곳으로 가고 있는 나는 추억을 만들고 있다. 중부내륙 지역으로 가는 길은 다른 도로보다 덜 막히는 듯 해서, 여유있는 맘으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날 이였다. 그렇게 도착한 선비의 고장 영주... 하룻밤을 주최측에서 마련한 숙소에서 묵고, 아침식사를 간단히 한 후, 제일 먼저 발길을 돌린 곳은 가을이면 그리워지던 부석사였다.

부석사의 아름다움은 매표소를 지나 멀리 보이는 일주문으로 가는 길, 양쪽으로 늘어선 은행나무 숲길 부터 시작된다. 은행나무 길이와 폭이 잘 어우러진 이길은 가을이면 많은 이들이 걷고 싶어하는 길중 하나이다. 울창한 은행나무 가지가 노오란 잎을 하나씩 하나씩 바람결에 실려 보낼때면 이 길은 더없이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며 걷는데, 바닥엔 성질 급한 은행열매들이 어느새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부석사의 대웅전격인 무량수전까지 오르려면 오직 한 길만으로 오를 수 있게 만들었고, 건물 주위가 아닌 밑으로 길을 만들었다는 것은 만인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깨우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다.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운해 또한 이 곳에 오면 볼거리 중 하나이다.

무량수전은 배흘림 기둥과 용마루의 곡선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참으로 탄력적인 곡선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는 문화 해설가님의 설명을 듣고 다시 올려다 보는데, 시선이 닿는 곳 마다 곡선이 최대한 살아 있는 듯하다. 그 느낌을 우리가 한번쯤 들어 봄직한 최순우님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중에서 일부 내용을 대신해 본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번이고 자문자답 했다. 무량 수전은 고려중기 건축이지만 우리민족이 보존해온 목조 건물 중 가장 아름답고 가장 오래된 건물임에 틀림 없다. 기둥의 높이와 굵기 사뿐히 고개를 든 지붕 추녀의 곡선과 그 기둥이 주는조화, 간결하면서도 역학적이며, 기능에 충실한 주심포의 아름다움, 이것은 꼭 갖출 것 만을 갖춘, 필요 미이며  문창살 하나 문지방 하나에도 나타나 있는 비례의 상쾌함이 이를데가 없다."

고려 공민왕께서 직접 쓰셨다는 현판이 세월이 흘러갔음을 보여준다.
  소조여래좌상은 찰흙으로 빚어 그 위에 금을 덧칠하였다고 한다.불상규모도 컸지만 대웅전 옆에 세워진 탑을 향해 있는 것 또한 관광객의 시선이 머물기에 충분했다. 
문화해설가님의 설명에 의하면 사진을 찍은 이 곳에서 안양루를 바라보면 보이는 그림이 있단다. 다른 이들은 설명에 의해 금방 찾아내건만 나는 한참을 헤멘 후, 기둥과 기둥사이에 참선하는 모습의 5명(6명 이라는데..)의 스님들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가까이 보면 그 형태가 없어 진다. 누군가 우연히 발견한건지 처음부터 그런 시각적 효과를 염두하고 지었는지 알 수 없지만 마냥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삼층석탑 옆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다 보면 의상대사의 진영을 모시고 있는 조사당이 보인다. 조사당 처마 밑에는 의상대사가 중국에서 가져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아 자란 것이라는 선비화가 자라고 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인해 철저히 갇혀?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부석사만의 포스팅에서 소개하기로 하고...

 

많은 이야기와 볼거리 그리고 유구한 역사 만큼이나 자랑 할 것이 많은 부석사를 뒤로하고

내려오는데 부석사 입구의 인공호수에서는 시원하게 뻗는 분수와 아침햇살이 쌍무지개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치 가는 이들을 배웅하는 것 처럼....

가까이서 인삼 밭을 구경하기는 처음이다. 인삼 생육에 가장 적합한 지리적 여건을 갖추었다는 풍기인삼은 내부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하며 고유의 향이 오래 간직 된단다. 3년?근  인삼이라며 인삼을 빼내어 보이시는 농장 주인 아저씨 미소가 올 가을, 풍년으로 이어졌음 좋겠다. 

인삼 밭에서 잠시 머문 후, 인삼시장을 돌아 보았다. 입구부터 인삼향기가 풍겨 나오는 시장입구에 들어서면, 인삼의유래, 효능 등을 자료와 함께 전시해 놓은 홍보관으로 들어서게 된다. 홍삼이나 인삼을 재료로 만든 여러가지 식품등을 판매하기도 하고 차를 시음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올해 인삼축제 때는 인삼캐기, 인삼깍기등 다채로운 체험 활동들이 이루어진단다. 인삼축제는 2008년 10월1일(수)~10월5일(일)요일까지 열린다.

소백산의 자연을 품에 안은 꿈의 파라다이스로 영주시가 소개하고 있는 판타시온리조트, 개장은 했지만, 아직 일부 건물은 공사 중에 있었다. 지하3층 지상10층인 규모는 그 크기를 짐작 할 수 있겠다. 동.서양은 물론 세계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급레스토랑을 갖춘 부대시설로부터  컨벤션시설, 영화관 및 공연장까지.., 첨단 스파센터를 둘러보고 외부를 돌아보는데 맑은 가을 하늘이 구름과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마을이 마치 물위에 떠있는 섬과 같다하여 무섬이라고도 불리는 수도리 전통마을을 찾았다. 이 또한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자세히 소개 할 것이므로 간단히 느낌만 적어보면 기와와 초가지붕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소박한 한국정서가 그대로 묻어 있는 곳이였다.

마을의 특수성 때문에 다리를 건너야만 마을로 들어 갈 수가 있다. 다리를 건너 기와와 초가지붕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동네로 들어서면 태양을 향해 다같이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틀고있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마을입구에서 오는 이들을 반긴다. 집 담벼락과 마루밑 등에는 겨우내 쓸 뗄감인지 차곡차곡 쌓여 겨울 준비를 하는 듯했고, 집집마다 텃밭에는 고추며 상추, 호박등 갖가지 열매들이 소박한 시골의 풍경을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었다. 특히나 싸리나무 울타리를 타고 요즘은 참 보기 힘든 동부?(콩)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것을 보니 자랄 때 껍질 채 그대로 삶아 쟁반에 담아 오시던 어머니 생각이 났다. 이렇듯 굳이 고향이 시골이 아니더라도 고향이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했던 마을이였다. 여러곳들을 보수?하는 과정이 끝나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마을로 거듭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영주여행은 내겐 다소 특별한 하루였다. 요즘 그 흔한 카페활동 한번 하지않은 사람이고 보니 낯선 이들과의 동행만으로도 설레게 했다. 여행은 목적지만을 돌아 보았다고 여행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사람과 자연을 통해 매 순간 만들어지는 추억들이 여행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까닭에, 다 같은 마음으로 함께했던 이들로 인해 더 기억에 남아 있을 영주... 좋은 인연에 감사하고 초대 해 준 단체에 감사하면서...

 

영주를 포함하는 이곳 중부내륙지방은 기차여행을 해도 좋을 듯하다. 깊어가는 가을에 일상을 잠시 벗어나서, 기차를 타고 떠나는 낭만적인 추억여행 하나 쯤 만들어 보는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