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야기.../경상남도

[고성]실용성과 전통성이 잘 조화된 고성 청광리 박진사 고가

by 산수유. 2010. 6. 8.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92호로 지정된 고성 청광리 박진사 고가를 찾았다.

주차를 하고 대문으로 가는 동안 멋스런 황토담을 의지해 연두빛 줄기가 늘어져 있다.

고성 청광리 박진사 고가는 조선후기, 지방에서 세워진 사대부집안의 주택을 잘 보여주는 유적이다.

밀양박씨의 옛집으로 효자 박효근이 출생하였고, 아들 박한회와 손자가 진사를 지냈다하여 박진사고가로 불리고 있다.

 

 

  

 

모두 7동의 고가는 안채와 사랑채가 2동, 곡간채 2동, 대문간채와 담장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일제시대 고쳐지어져 실용성과 전통성이 잘 조화된 전통한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조선후기의 변천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는 고가이다.

  

 

인기척을 내며 대문을 들어서자 밀집모자를 눌러쓰신 어르신 마당 한켠에서 잡초를 뽑고 계셨다.

"구경 좀 해도 될까요?" 했더니 그렇게 하라신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요?" 했더니 그 또한 그렇게 하라고 하시고는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으신다. 이쪽 방향의 다른 곳을 가다 자료를 보고 찾아왔다고 했더니 그러냐고 하시더니 다시 하시던 일을 계속하시는...

  

잡초를 뽑고 계시던 어르신 소나무를 찍는 우리를 지켜 보시고는 소나무 수령이 100년이라고 하신다.

 

그 옆에 매실나무는 수령이 200년이지만 아직도 실한 열매가 열려있는게 대단하지 않느냐는 듯 말씀하신다.

 

  

담벼락 아래에는 햇볕을 가득 받은 장독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정동'방향임을 알려 주셨던 산 봉오리가 고가뒤로 보인다.

 

  

정면 5칸, 측면 2칸의 안채는 부엌, 방, 대청, 갓방으로 구성 되어 있다.

 

 

안채의 동쪽은 담으로 둘러 안사랑채를 별당처럼 배치하고, 중문간채는  바깥 사랑채로 사용하였다.

중문에서 안채가 들여다 보이지 않도록 담을 둘렀고 집 둘레에도 기와 조각을 섞어 모양을 낸 높은 담을 둘렀다.

 

 

 

어디를 가던지 궁금한것이 많은 나는 어르신 가까이 가서 또 질문을 한다. "여기 묵으세요? 몇대 손 이신지요?"

 어르신 하던일을 멈추시고는 질문많은 여자를 쳐다보시더니 허리를 펴신 후, "10손이라오", 하시더니 오른쪽 산을 가르키시며

저기 산 봉오리가 '정동' 이고 왼쪽 산 봉오리가 "정북"을 가르키는데 위치 상으로 주택지의 장점을 설명하시는...

 그리고 잠시 대문 밖으로 나와 보라 하시더니 멀리 보이는 산 봉오리와 능선을 가리키시며 예로부터 풍수지리에 있어

중요한 물줄기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 해 주시더니 이 집과 마을이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음을 말씀 해 주신다. 그리고..

 

 

경성대학교에 강의를 나가셨다는 안주인되시는 사모님이야기를 하시다 학문에 있어서는 일찍이 깨닫음이 있어 배움의 길에 있었던 집안이지만

 일제시대 때 창씨 개명을 하지않아 불이익을 당하고 고통을 당하던 때가 있어 집안이 한때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며 그 설움이 가신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시며 먼 산을 쳐다 보신다. (말씀 중 인자하신 모습에 허락을 받아 한컷 담았다.)

 

 

집안 뿐 아니라 동네 방앗간 역할을 했다는 디딜방아?가 안채마당 한 켠에 있었다.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돼지를 키우는 통시.. 계단으로 되어 있어 2층으로 올라가 앉아 이용을 한다.  아래에 돼지를 키웠다고 한다.

물론 현재는 창고가 되어 있었고,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고택체험시 자료로 필요한 부분이기에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듯 했다.

집안에 이런 통시가 2개 있는.. 이건 안통시..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인사드리고 나오는데 아들이 꾸며 놓은 정원을 보고 가라시며 데리고 간 곳이다.

일명 '비너스정원' ^^ 앞쪽에는 바위솔이 기와에 자라고 있고, 위로 올라가 돌아보니

 

  아늑한 풀 숲에 아름다운 여인이 편히 누워있다. ^^ 

이 정원을 틈틈이 꾸민 주인공은  기장 죽성리 SBS드라마 '드림'세트장에 이어

최근 mbc방송국에 방영중인 드라마 '김수로'의 마산세트장을 지으신 감독님이신데 어르신의 큰 아드님이라고 한다.

 

긴 시간  좋은말씀  많이 들려 주신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돌아 나오는데...

"이리 들어와서 고(옛날)가구 보고 가시게"하신다. ^^;

"저.. 양말을 신지 않았어요. 맨발이라서요. 가구는 보고싶지만..."했더니 상관 없다신다.

양말을 신지 않아도 되는 운동화인지라... 어쩔 수가 없다. 이럴 때 실례를 무릎쓰고 기회있을 때 잡으라는 내 철학을 실천하는 순간이다. ^^

안방문을 열어 보여 주시는.. 에효.. 죄송한 맘으로.. 쓰임을 설명 해 주시는 어르신이야기와 비교해 가며 귀에 감사한 마음에 그리고 카메라에 담았다.

가족사진이 있기에 허락을 얻어 한장 찍는데 일삼아 소개를 빠뜨리지 않으시는 ...^^ 

다시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남기고 여러번 뒤돌아 본 후에야 고택을 나올 수 있었다.  진심으로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거실(마루)에서 비너스 정원이 바로 보인다.  더보기를 클릭하면 가족사진을 볼 수 있답니다.

 

 

더보기

대문에는 '효자정령'의 현판이 붙어 있다.

 

 

 

 

 

 

 

어르신이 머무시는 곳.. 들어가신 줄 알았더니 사진 속에서 보니 오른쪽에 아직 서 계신다. ^^

언제 기회되면 시원한 음료라도 사들고 찾아 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